전장·전기
광주 볼보 V60 보조배터리 교환, 작은 배터리 하나에 고장코드가 줄줄이 떴습니다 (광주 H모터스)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가 보조배터리 교환으로 들어왔습니다. 손바닥만 한 배터리라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진단기를 물려 전체 스캔을 돌려 보니 중앙 전자 모듈에 '지지대 배터리 전원 입력 / 개회로'라는 코드가 저장돼 있었고, 카메라 모듈과 TV 모듈에는 통신이 끊겼다는…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가 보조배터리 교환으로 들어왔습니다. 손바닥만 한 배터리라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진단기를 물려 전체 스캔을 돌려 보니 중앙 전자 모듈에 '지지대 배터리 전원 입력 / 개회로'라는 코드가 저장돼 있었고, 카메라 모듈과 TV 모듈에는 통신이 끊겼다는 코드가 함께 떠 있었습니다. 요즘 차에서 이 작은 배터리가 맡은 일이 생각보다 큽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1. 어떤 차가 들어왔나
2. 보조배터리는 대체 뭘 하는 배터리인가요?
3. 진단기에 뭐가 떠 있었나
4. 왜 엉뚱한 모듈에까지 코드가 뜨나요?
5. 배터리가 있는 자리를 열어 봅니다
6. 오토바이 배터리를 넣어도 되나요?
7. 보조배터리를 미루면 어떻게 되나요
어떤 차가 들어왔나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입니다. 트렁크에 T5 배지가 붙어 있고, 뒤 범퍼 아래에는 CROSS COUNTRY 각인이 들어가 있습니다. 접수 내용은 한 줄, 보조배터리 교환이었습니다.

계기판 누적 주행거리는 109,959km. 10만km를 갓 넘긴 차입니다. 보닛을 열어 둔 상태라 '후드 열림 주행 금지' 안내가 가운데 떠 있습니다.
10만km 구간은 보조배터리가 슬슬 수명을 다하는 시기와 겹칩니다. 큰 배터리와 달리 이 부품은 시동이 안 걸리는 식으로 티를 내지 않아서, 대부분 다른 증상으로 먼저 알게 되십니다.
보조배터리는 대체 뭘 하는 배터리인가요?
요즘 차에는 배터리가 두 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아는 큰 배터리고, 다른 하나가 오늘 다룰 보조배터리입니다. 볼보 진단기에서는 '지지대 배터리'라는 이름으로 뜹니다. 받쳐 준다는 뜻입니다.
언제 받쳐 주냐면, 전압이 순간적으로 훅 떨어지는 때입니다. 신호에서 시동이 자동으로 꺼졌다가 다시 걸리는 기능이 있는 차라면, 다시 걸리는 그 짧은 순간에 전기가 한꺼번에 스타터로 빨려 갑니다. 그때 아무 대비가 없으면 내비게이션 화면이 꺼지거나 오디오가 끊기고, 심하면 모듈들이 리셋됩니다.
그 순간에 대신 전기를 대 주는 것이 보조배터리입니다. 크기는 작지만 '차 안의 컴퓨터들이 꺼지지 않게 지켜 주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정확합니다. 그래서 이게 약해지면 시동은 멀쩡히 걸리는데 전자 장비 쪽이 먼저 이상해집니다.
진단기에 뭐가 떠 있었나

교환 전에 전체 스캔부터 돌렸습니다. 화면 오른쪽 위에 배터리 전압 12.50V가 찍혀 있습니다. 그 아래로 모듈별 코드가 쭉 나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중앙 전자 모듈(CEM)에 저장된 B10A613입니다. 내용이 '지지대 배터리 전원 입력. 일반적인 정전. 개회로'입니다. 쉽게 옮기면 '보조배터리에서 들어와야 할 전원이 끊긴 상태로 보인다'는 뜻입니다. 교환하러 온 그 부품을 차가 직접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같은 모듈에 U132A87도 있었습니다. '배터리 백업 사운더(BBS), 버스 신호 오류'입니다. 배터리 백업 사운더는 배터리가 끊겨도 스스로 소리를 내는 도난 경보용 장치인데, 이것 역시 백업 전원 계통과 묶여 있는 부품입니다.

화면을 내려 보면 성격이 다른 코드들이 나옵니다. 와이드 앵글 카메라 모듈에는 '중앙 전자 모듈(CEM)과의 통신 두절', TV 모듈에는 'VCM 이더넷에 연결되지 않음', 에어컨 컨트롤 모듈에는 습도 센서 고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변속기 모듈은 정상이었습니다.
왜 엉뚱한 모듈에까지 코드가 뜨나요?
여기서 손님들이 제일 많이 놀라십니다. 배터리 갈러 왔는데 카메라와 TV 모듈 이야기가 나오니 당연합니다. 설명을 드리면 대부분 납득하십니다.
요즘 차의 모듈들은 서로 쉬지 않고 대화를 합니다. 그 대화가 한 박자라도 끊기면 각 모듈은 '상대가 응답이 없다'고 자기 기록에 남깁니다. 그리고 그 대화가 끊기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가 순간적인 전압 저하입니다. 전기가 흔들리면 말이 끊기는 셈입니다.
그래서 전압이 불안한 차는 '통신 두절' 계열 코드가 여기저기 저장돼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만 이 차에 뜬 통신 코드가 전부 보조배터리 때문이라고 단정해서 말씀드리지는 않습니다. 그건 전원 쪽을 정리한 다음 코드를 지우고 다시 확인해야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하나입니다. 중앙 전자 모듈이 보조배터리 전원 입력이 끊겼다고 직접 적어 두었다는 것. 그래서 그 부품부터 정리하는 게 순서입니다. 코드가 여러 개일 때는 '가장 아래에서 다른 것들을 흔들 수 있는 것'부터 손봅니다.
배터리가 있는 자리를 열어 봅니다

보조배터리는 엔진룸 오른쪽, 굵은 전선들이 볼트로 물려 있는 단자대 바로 아래에 들어 있습니다. 파란 라벨이 붙은 것이 순정품이고, 표기를 보면 12V 10Ah, 170CCA, AGM 방식입니다.
단자를 보시면 붉고 푸른 가루 같은 것이 끼어 있습니다. 부식입니다. 전기가 지나가는 자리에 이런 게 끼면 저항이 늘어나고, 저항이 늘면 필요한 순간에 충분한 전류를 못 보냅니다. 배터리 자체의 수명과 별개로 접점만으로도 같은 증상이 나옵니다.

탈거한 뒤 모습입니다. 위쪽 단자대 볼트들이 바로 보이는데, 이 자리가 좁아서 공구가 들어가는 각도가 제한됩니다. 특별히 어려운 작업은 아니지만 손이 들어가는 순서를 잘못 잡으면 시간이 배로 걸립니다.
오토바이 배터리를 넣어도 되나요?

탈거한 순정품 옆에 새로 넣을 제품 상자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상자에 'Motorcycle Battery'라고 적혀 있는 게 보이실 겁니다. 로케트 AGM STX12, 국내 제조사 제품입니다.
"오토바이 배터리를 차에 넣는다고?" 하실 수 있는데, 정확히는 규격이 같은 것입니다. 보조배터리는 원래 이 크기의 AGM 배터리를 씁니다. 순정품 라벨의 12V 10Ah, 170CCA, AGM이라는 조건을 그대로 맞춘 제품을 넣는 것이고, 규격만 맞으면 제조사가 달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AGM이라는 조건은 지켜야 합니다. 일반 배터리와 내부 구조가 달라서, 순간적으로 큰 전류를 내주고 빠르게 다시 충전되는 이런 자리에는 AGM이 맞습니다. 값이 싸다고 규격이 다른 걸 넣으면 얼마 못 가 같은 코드가 다시 뜹니다. 저희는 검증된 제품으로만 씁니다.

새 배터리를 자리에 넣고 단자를 물렸습니다. 부식이 끼어 있던 접점은 정리하고 조립했습니다. 부품 값이 크지 않고 작업 시간도 길지 않아, 부품만 준비되면 당일에 끝나는 정비입니다.
보조배터리를 미루면 어떻게 되나요
제일 먼저 나타나는 건 시동이 자동으로 꺼졌다 켜지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차가 스스로 '지금 전기가 부족해서 못 하겠다'고 판단해 그 기능을 꺼 버립니다. 이걸 고장이 아니라 원래 그런 줄 아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다음이 이번 차처럼 코드가 쌓이는 단계입니다. 당장 굴러가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나중에 다른 문제로 정비소에 오셨을 때 이 코드들이 섞여 있으면 진짜 원인을 찾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진단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비용도 늘어납니다.
더 가면 실제로 불편해집니다. 시동을 걸 때 화면이 한 번 꺼졌다 켜지거나, 주행 중에 경고 메시지가 떴다 사라지거나, 블랙박스 상시 전원이 자꾸 끊기는 식입니다. 전부 전원이 흔들려서 생기는 증상인데 각각 다른 고장처럼 보여서 엉뚱한 곳을 손대기 쉽습니다.
정리하면, 보조배터리는 값싸고 빨리 끝나는 소모품인데 미루면 진단 비용을 키우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른 정비로 오신 차에서도 이 코드가 보이면 먼저 말씀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보조배터리는 몇 년마다 갈아야 하나요?
차종과 주행 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큰 배터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짧은 주기로 봅니다. 시동이 자동으로 꺼졌다 켜지는 구간이 많은 시내 주행 위주라면 더 빨리 지칩니다. 연수만 놓고 기다리기보다, 시동 자동정지 기능이 작동하지 않기 시작하거나 점검 때 관련 코드가 보이면 그때가 교환 시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동은 잘 걸리는데 보조배터리가 문제일 수 있나요?
네, 오히려 그게 전형적입니다. 시동을 거는 힘은 큰 배터리가 담당하기 때문에 보조배터리가 약해져도 시동은 평소처럼 걸립니다. 대신 전자 장비 쪽에서 먼저 티가 납니다. 시동 자동정지가 안 되거나, 시동 시 화면이 한 번 꺼졌다 켜지거나, 경고 메시지가 떴다 사라지는 식입니다.
카메라·TV 모듈 코드까지 떴는데 그 부품들도 갈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그 코드들은 '상대 모듈과 대화가 끊겼다'는 기록이지 그 부품이 망가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전압이 순간적으로 흔들리면 이런 통신 계열 코드가 여기저기 저장됩니다. 전원 쪽을 먼저 정리하고 코드를 지운 다음, 다시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 확인하는 순서로 봅니다. 그래야 멀쩡한 부품을 갈지 않습니다.
오토바이용 배터리를 넣었다는데 괜찮은가요?
규격이 같은 제품입니다. 보조배터리는 원래 이 크기의 AGM 배터리를 쓰고, 같은 규격이 오토바이용으로도 판매되는 것뿐입니다. 순정품 라벨의 전압·용량·시동전류(이 차는 12V 10Ah, 170CCA)와 AGM 방식을 그대로 맞춘 제품이면 제조사가 달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반대로 규격이 다르거나 AGM이 아닌 걸 넣으면 얼마 못 갑니다.
단자에 낀 하얗고 푸른 가루는 뭔가요?
접점 부식입니다. 전기가 흐르는 금속 접점에 습기와 미세한 가스가 닿으면 생깁니다. 이게 끼면 저항이 늘어나서, 배터리 자체는 멀쩡해도 필요한 순간에 전류를 충분히 못 보냅니다. 배터리를 갈 때 접점을 같이 정리해야 하는 이유이고, 반대로 부식만 정리해서 해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환하면 따로 등록(코딩)을 해야 하나요?
차종과 배터리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큰 배터리는 용량과 종류를 차에 등록해 줘야 충전 방식이 제대로 맞는 차들이 있습니다. 보조배터리는 등록 절차 없이 교환만 하는 경우가 많지만, 교환 후 저장된 코드를 지우고 정상으로 돌아왔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거칩니다. 차를 보고 필요한 절차를 안내해 드립니다.
시동 자동정지가 안 되신다면 H모터스로 문의하세요
보조배터리는 작고 값이 크지 않은 부품인데, 약해지면 차 여기저기에 고장 기록을 남깁니다. 그래서 코드가 여러 개 보일 때는 개수에 놀라기보다 '가장 아래에서 다른 것들을 흔들 수 있는 것'부터 정리합니다. 이 차도 그 순서로 봤습니다.
광주에서 볼보를 비롯한 수입차의 보조배터리·전기 계통 점검이 필요하시면 편하게 문의해주세요.
이 정비는 H모터스 광주 쌍촌본점에서 진행했습니다. (광주광역시 서구 칠성로 37 (구주소: 쌍촌동 1113번지) / 예약 010-2663-5182)


